모스크바의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Cathedral of Christ the Saviour)
김내춘 2014-04-17 오후 5:08:04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Храм Христа Спасителя)
구세주그리스도대성당은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러시아 정교회의 성당으로 알렉산드르 3세의 대관식이 열렸던 장소다. 전체 높이 105미터를 자랑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동방 정교회의 성당으로서 크렘린 궁전 남서쪽으로 몇 블록 떨어진 모스크바 강의 북쪽 제방에 있다. 1931년에는 소비에트 궁전이라는 100층 마천루를 건설하려 한 이오시프 스탈린에 의해 파괴되었으나 러시아가 들어오고 나서 복원을 했다. 스탈린은 이 대성당을 당시에 세상에서 가장 높은 궁전으로 바꾸고자 했었다. 하지만 이 계획은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스탈린의 죽음과 함께 무산되고 말았다. 이후에 이곳은 물이 채워져 거대한 공공 수영장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다. 꼭대기 부분은 가짜 금으로 덮였으며 본래의 석재 장식 디테일은 청동과 플라스틱으로 대체되었고 외부는 대리석 판으로 덮였다. 그러나 이 건물의 윤곽 자체만으로도 러시아 역사의 낭만주의적 시기를 상징화하기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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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에 정복되지 않고 교회 꽃피우다
러시아 선교사와 장신대 교수를 지낸 남정우 목사(하늘담은교회 시무)는 자신의 저서, '개혁교회와 현재 에큐메니컬 시각에서 본 동방 정교회'에서 러시아 정교회의 서막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1055년 동방교회와 서방교회가 완전히 분리되고 1453년 동로마 제국의 수도이자 동방 정교회 세계인 콘스탄티노플과 예루살렘, 안디옥과 알렉산드리아 대교구의 중심지였던 콘스탄티노플이 무슬림들에게 점령당한 뒤에 동방 정교회에서 가장 유능하다고 추정되는 지도력을 가진 나라는 러시아 뿐이었다."
▲ 1990년 이후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이 복구되면서 러시아 전역에 정교회 성당 복구 운동이 촉발됐다/기독공보DB
이 말은 결국 러시아를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정교회 지역들이 모두 무슬림의 손에 떨어졌다는 걸 의미한다. 실제로 이 즈음 불가리아와 세르비아마저도 당시의 신흥 강자였던 오스만 제국에 의해 정복 당했다. 이들 정교회 국가들은 오스만 제국이 폐망한 1922년까지 과거 누렸던 종교의 자유를 제한 받았다. 그와중에 스스로를 '제3의 로마'로 지칭한 러시아에서 꽃피운 정교회의 역사와 전통, 예술은 긴 가뭄 속에서도 마르지 않았던 샘물과도 같았다. 고려대 석영중 교수는 저서, '러시아 정교'에서 "정교는 러시아어로 'Pravoslavie'라고 번역되는데, 여기서 'pravo'는 '올바른'을 의미하고, 'slavie'는 '영광' 혹은 '찬양'이나 '예배'를 의미한다"면서, "러시아인들의 종교는 '올바른 찬양'이었는데 그들에게 올바르다는 것은 한편으론 아름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고 밝히면서 러시아 정교회가 종교와 예술 등 전 분야에 걸쳐 '아름다움'을 꽃피웠다고 설명했다.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했던 러시아 정교회는 1480년 200여 년 동안 지속돼 온 몽고의 통치를 이반 3세가 완전히 종식시킨 후 1589년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의 승인을 받아 모스크바 대주교(Archibishop)가 총대주교(Patriarch)의 지위로 승격하게 됐다. 동방 정교회의 총대주교는 정교회의 고대 교구를 포함해 모스크바와 조지아, 세르비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에만 있는 정교회의 최고 수장을 의미한다. 하지만 수난의 종교로 역사에 기록된 정교회의 아픔이 러시아라고 비켜가지 않았다. 러시아 정교회는 1917년 공산주의 혁명으로 러시아에 소비에트 연방이 수립되면서 신앙적 지도력을 상실하고 만다. 이후 러시아 정교회는 공산당으로부터 본격적인 박해를 받기 시작하는데 성직자들에 대한 테러는 물론이고 설교금지, 교회 파괴와 재산 몰수 등이 공산주의가 종식될 때까지 지속됐다. 그나마 당시 세르게이 모스크바 총대주교가 러시아 정교회의 존손을 위한 궁여지책으로 소련 정부에 대한 비판을 중단하고 지지를 공식표명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조치'를 이어가지만 실질적인 교회의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다. 게다가 공산주의 정권에 보인 순종적인 태도는 많은 신도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공산당의 핍박을 이기지 못해 해외로 탈출한 '망명 러시아 정교회' 지도자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러시아에서 정교회가 자유를 얻은 것은 1990년 고르바초프의 주도로 소련 최고회의가 "양심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법"을 의결한 이후부터였다.
근처에는 모스크바강이 있고 크렘린 궁전을 잇는 큰 다리가 놓여 있다. 1812년 'Napleon Bonaparte'가 모스크바로부터 후퇴한 후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알랙산더 1세는 선언서를 작성하고 러시아 사람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을 짓기로 선언했다. 볼세비키 혁명 후 스탈린의 종교 탄압 정책으로 1931년 12월에 폭파되었으며이후 구 소련이 붕괴하고 종교 복권이 시작되자, 1995~1996년에 국민 성금과 러시아 정부의 지원으로 제단이 있었던 장소에 성당을 재건하였으며, 2000년 5월에 헌당식을 가졌다. [출처]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작성자 미시킨
Cathedral of Christ the Saviour
대성당을 폭파했던 스탈린
조지아 출신의 스탈린은 1894년 15살의 나이에 장학금을 받고 트빌리시의 한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혁명운동에 참가하면서 1899년 신학교에서 추방당했다. 옛 소련연방 초기에는 종교탄압이 극심해 스탈린은 사회주의 기념물 건설을 위해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을 폭파하기도 했다. 스탈린은 그러나 2차대전이 발발하자 나치에 맞서 단결력을 조장하기 위해 러시아 정교회와 손을 잡았으며 종전후에는 국가의 엄격한 감시하에 러시아 정교회의 활동을 허용했다.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이지어진 이유
알렉산드르 1세는 모스크바를 대대적으로 정비할 때 '프랑스로부터 러시아를 보호하신 신의 은총'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대성당을 짓기로 결정한다. 황제의 명령을 받은 건축가는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대성당을 설계하고 모스크바 강가의 '참새 언덕'에서 공사를 시작하지만 안전 문제로 취소된다. 알렉산드르 1세의 후계자이자 동생인 니콜라이 1세는 형이 추진했던 대성당 공사를 재개하기로 하지만, 형이 채택한 설계는 동생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니콜라이 1세는 다른 건축가에게 설계를 의뢰했고, 얼마 후 이스탄불의 아야 소피아를 참고한 새로운 설계가 완성되었다. 자리도 크렘린과 좀 더 가까운 곳으로 옮겨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출처]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작성자 미시킨
스탈린의 대성당 폭파사건
1837년 니콜라이 1세가 설계를 채택한 후로 오랜 세월이 지난 1860년에야 건물이 완공되었고, 화가들을 동원하여 실내 인테리어 작업을 계속했는데 이 작업에 다시 20년이라는 세월이 흐른다. 결국 니콜라이 1세의 손자 알렉산드르 3세의 대관식 때에야 대성당은 축복 의식을 거행하여 진정한 성당으로 태어난다. 차이콥스키가 1812년 서곡을 이 곳에서 초연한 1882년에서 다시 1년이 지난 후의 일이었다. 오랜 세월을 소모하며 지어진 대성당인 만큼 그 규모는 엄청났고, 아직까지도 세계에서 이 성당보다 높은 정교회 성당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은 한때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운명을 맞아야 했다. 러시아 혁명 이후 들어선 소련 정부는 대성당 자리에 '소비에트 궁전'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다.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여긴 공산주의 이념 문제도 있었겠지만, 전제주의 시대의 거대 건축물이라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다. 대성당은 다이너마이트로 산산 조각났고, 조각 몇 덩이만이 돈스코이 수도원으로 자리를 옮긴다. 성당을 폭파하면서 나온 대리석 조각 들을 모스크바 지하철 2호선 테아트랄나야 역을 건설하는 데에 사용되었다는 소문도 있다[출처]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작성자 미시킨
사진촬영 엄격 금지
대성당 외부는 얼마든지 사진 촬영이 가능하나, 내부는 사진 촬영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어 내부 모습을 보기 위해서는 직접 방문하거나
인터넷에 올라온 홍보용 또는 학술용 사진을 이용하는 수밖에 없다.
알렉산드르 2세 기념비
대성당 옆에는 알렉산드르 2세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알렉산드르 2세는 부왕 니콜라이 1세 때 발발한 크림 전쟁에서 러시아가 처참히 패배한 원인이 뒤떨어진 사회 체계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개혁을 단행하기로 결심한다. 알렉산드르 2세 시대의 절정은 바로 그 유명한 1861년의 농노 해방령Крестьянская реформа이다. 비록 그 실효성은 미미했다고 전해지나, 사회 근본 체계를 바꿔보려고 했던 알렉산드르 2세의 노력 자체는 되새겨 볼 만하다고 하겠다. 그의 아들 알렉산드르 3세는 부왕의 기념비를 세울 것을 명령했으며, 니콜라이 2세 때 완성된다. 당시에는 좌우로 복도가 딸린, 상당한 규모의 기념비였다고 한다. 그러나 볼셰비키 혁명 이후 조각상이 파괴되었으며 몇 년 후 복도까지 완전히 파괴된다. 2006년에야 당시 모스크바 시장 유리 루즈코프에 의해 다시 세워졌으나, 복도까지는 완전히 복원되지 않았다
총주교 다리Патриарший Мост와 표트르 대제 기념비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자체도 진귀한 볼거리이지만, 그 주변에도 눈여겨 볼 만한 것들이 많다.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뒤쪽으로는 모스크바 강을 가로지르는 총주교 다리Патриарший Мост가 있다. 다리 위에 서면 북쪽으로는 저 멀리 크렘린이 한눈에 들어오며, 반대쪽으로는 조지아 계 러시아 미술가인 주라프 체레텔리가 만든 표트르 대제 기념비가 서 있다. 배 위에 지도를 말아 쥐고 서 있는 표트르 대제의 모습은 러시아 사회를 혁명적으로 변화시킨 표트르 대제의 업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그런데 이 기념비에는 흥미로운 소문이 전해지는데, 이 기념비가 본래는 표트르 대제를 기념하려고 만든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다. 소문에 따르면, 이 기념비는 본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를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으나 미국 정부는 이 기념비를 거부했다고 한다. 그러자 러시아 정부가 체레텔리에게 구입을 제안하였고 체레텔리도 이에 동의하여 전신상의 머리 부분만 교체한 뒤 모스크바 강가에 설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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