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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카타클론 기항지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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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카타클론 기항지 여행기

2026.07.22· 정영훈 (주)크루즈나라 부사장

그리스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서쪽 바다에 위치한 카타콜론에 왔다. 고대 도시 올림피아의 관문 역할을 하는 항구이다. 현재의 카타콜론항 주변 모습은 그리스의 시골 어촌 느낌이 물씬 풍기는 한적한 모습이다. 항구 바로 앞 이오니아해의 가까운 거리에는 2016년 인기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촬영지로 유명한 자킨토스 섬도 있다. 하지만 오늘 우리 일행의 목적지는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였던 올림피아 유적지이다. 항구에서 차로 1시간 정도 이동해야 한다. 차창 밖으로는 여기가 그리스라는 것을 알리려는 듯이 올리브 나무가 어느 곳으로 시선을 돌려도 보인다. 올림피아 시내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만국기이다. 시내 중심 길을 따라 IOC회원국들의 국기가 주~욱 걸려있다. 물론 우리 태극기도 멀리 보인다. 올림피아에 도착하면 주차장에서 올림피아 유적지까지는 약 10분 정도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유적지 입구에 도착하기 직전에 작은 다리를 하나 건너야 한다. 바로 올림피아 유적지를 감싸고 있는 두 개의 강이 있는데 알페이오스(Alpheios) 강과 클라데오스(Kladeos) 강이다. 그 가운데 클라데오스 강이다. 강 이라고는 하나 우리 기준으로는 조금 큰 개천 정도이며 수량도 많지 않은 모습이다. 그러나 AD393년 이후 고대 올림픽이 폐지된 이후에 지진으로 폐허가 된 이곳을 퇴적물로 덮어 버린 것이 바로 알페이오스 강과 클라데오스 강이다. 고대 올림픽이 시작된 것은 BC 776년으로 헤라클레스가 12개의 과업을 마치고 제우스 신에게 제사를 드린 것이 효시라고 한다. 따라서 고대 올림픽은 제우스신에게 바치는 제사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스포츠 경기가 추가된 제전(祭典)이었다. 그리스 전역의 폴리스의 시민권을 가진 성인 남자만 참가가 가능했고 외국인, 여자, 노예 등은 참가할 수 없었다. 우승자에게는 최고의 명예와 더불어 올리브관(월계관이 아님)과 본인의 경기 모습이 그려진 테라코타 항아리에 가득 채운 올리브유가 주어졌다고 한다. 고대 올림픽에 참가한 유명인사로는 필립포스 2세(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아버지), 수학자 피타고라스(젊은 시절 판크라티온 선수), 철학자 플라톤(젊은 시절 판크라티온 선수) 그리고 로마 황제 네로 등이 있다. 네로는 AD 67년 올림픽에 참가하여 전관왕을 차지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참가한 모든 올림픽 경기에서 매수와 조작으로 일관하여 가짜 올림픽 영웅이 되었다. 그러다 결국 실각하여 자살한 후에는 기록말살형에 처해지면서 네로황제의 모든 올림픽 기록은 무효화 되었다고 한다. 이제 고대 올림피아 유적지 안으로 들어가 보자. 가장 먼저 팔리에스트라(Palaestra), 김나지움(Gymnasium) 그리고 레오니다이온(Leonidaion) 등 훈련시설과 숙박시설을 둘러 보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팔리에스타라는 격투기(레스링, 판크라티온 등) 전용 실내 훈련장이고, 김나지움은 창 던지기, 원반 던지기 등 야외 종목 훈련장이라고 할 수 있다. 레오니다이온은 각 도시국가에서 온 귀빈과 사절단이 머물던 숙소였다. 큰 사각형 구조의 건물이었고, 중앙에는 정원이 있는 안뜰과 둥근 형태의 구조물이 있었다고 설명되고 있으나, 모두 현재는 기둥 주춧돌 등만 남아 있어 당시 윤곽을 추정해 볼 수 있을 뿐이다. 팔리에스트라 근처에는 페이디아스의 공방(Workshop of Pheidias)이 있다.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제우스 신상'이 탄생한 역사적인 장소이다.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최고의 조각가 페이디아스가 거대한 신상을 제작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한 공간으로, 고대 예술의 기술적 정수를 보여주는 유적지이다. 페이디아스의 공방 건너편에는 고대 올림피아를 대표하는 2개의 유적지 있다. 먼저 제우스 신전이다. 고대 올림픽 경기가 열렸던 성스러운 숲 '알티스(Altis)'의 중심 신전으로 제우스에게 제물을 바치고 스포츠 정신을 겨루던 종교·문화적 핵심 거점이었다. 신전 내부에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페이디아스가 조각한 거대한 '제우스 신상'(금과 상아로 제작, 높이 약 12m)이 안치되어 있었다. 서기 5세기 무렵 지진과 화재로 인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현재는 거대한 기둥 받침과 동강 난 기둥 단면들이 땅에 흩어져 있으며, 신전을 장식했던 부조는 인근 올림피아 고고학 박물관과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에 보존되어 있다. 다음은 헤라 신전(Heraion)이다. 헤라 신전(Heraion)은 BC 590년에 건설된 그리스에 남아있는 신전 중 가장 오래된 고대 도리스 양식의 신전이다. 특히 1936년 베를린 올림픽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이 곳 제단에서 태양광을 모아 올림픽 성화 채화하는 곳으로 아주 유명하다. 역시 기원전 4세기경 발생한 강력한 지진으로 인해 파괴되었으며, 현재는 신전 기단과 34개의 기둥 일부만 유적으로 남아 있다. 헤라신전은 “어린 디오니소스를 안고있는 헤르메스 상”이 발굴된 장소로도 유명하다. 기원전 4세기 고대 그리스의 거장 프락시텔레스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대리석 조각상이다. 현재 올림피아 고고학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외에 주목할 만한 곳은 필리포스 신전(Philippeion)과 올림피아의 니케 여신상(Nike of Paionios )이 있다. 먼저 필리포스 신전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아버지인 필립포스 2세가 마케도니아를 그리스의 패권국가로 만든 이후 자신의 승리와 권위를 기념하는 원형 건축물로 만든 것이다. 반면에 올림피아의 니케 여신상은 루브르 박물관의 사모트라케의 니케보다 무려 200년 앞서 만들어진 원조 니케상으로 기원전 421년경 조각가 파이오니오스가 제작한 고대 그리스 고전기 조각의 정수이다. 현재 박물관에 전시된 대리석 본체의 높이는 약 2.11m이지만, 고대에는 제우스 신전 남동쪽 앞마당에 세워진 8.8m 높이의 거대한 삼각형 탑 모양 받침대 위에 올려져 있었다. 이제 고대 올림픽 경기장으로 들어가 보자. 경기장인 스타디온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아치문(폭 3m에 높이가 2.5m)을 지나야 한다. 이 아치 문은 당시 선수와 심판만 아치를 통해서 경기장으로 입장할 수 있었고, 로마 황제조차 아치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한다. 메인 경기장인 스타디온(Stadion)은 약 45,000명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었던 거대한 규모였으며, 경기장 남쪽 둔덕 중간에는 대리석으로 만든 심판(헬라노디케)석이 있었고, 맞은편 북쪽 둔덕에는 풍요의 여신 ‘데메테르 하미네’의 제단이 있는데, 고대 올림픽에서 유일하게 경기 관람이 허용되었던 여성인 데메테르 여사제가 이곳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았다고 한다.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당시 포환던지기 경기가 이곳에서 개최되면서 수천 년의 공백을 넘어 고대와 현대의 올림픽 정신을 직접 연결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기도 했다. 한편 당시 올림피아 기준 1스타디온은 직선 코스 기준 192.27m이었으며, 출발선과 결승선에는 주자들이 발가락을 디딜 수 있도록 홈이 파인 대리석 디딤돌이 여전히 남아 있다. 시공을 뛰어넘어 스타트 라인에 서 본다. 오랜만에 전력질주를 해본다 관중들의 환호성을 상상해 본다 시상대에 올라 승리의 올리브관을 머리에 쓴다 그리스 영웅이 된 듯한 느낌이다. 상상만 해도 기분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