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한류가 주는 세계화의 교훈

2012-06-27

떠들썩한 한류의 바람을 타고 한국 인바운드 시장은 나날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한국에서는 외면당하고 있는 콘텐츠마저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열광의 대상으로 각광 받으며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찾고 있다.

지난 15일 개최된 ATE 현장에서는 아시아 전역에서 불고 있는 한류의 열풍이 곳곳에서 느껴졌다. 아이패드로 한국 드라마를 보며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소식을 물어오는 이도 있었다. 사실 이 정도쯤이야 국내에서도 자주 겪는 일인지라 이제는 무덤덤하다. 하지만 현장에서 들려온 한류의 파급효과는 생각보다 상당했다.

중국과 일본 등 한류 영향권에 있는 호주관광청 지사에서는 한국지사의 미디어 마케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호주를 배경으로 한 한국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호주를 방문하는 중국과 일본인 관광객 역시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다.

이에 자신들의 예산 일부를 지원하겠다는 의사까지 내비치며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류의 열풍이 국내 인바운드 시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제3국가의 여행산업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여행산업 마케팅도 협소한 시각에서만 찾을 것이 아니라 더욱 넓게 보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일 듯하다. ‘한류는 곧 인바운드’라는 틀을 깨고 이를 활용한 아웃바운드 공략 방법을 모색해 본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긴다.

나아가 연예인이나 드라마를 통한 마케팅 방법을 단순히 보여주기만 하는 마케팅에서 벗어나 직접 상품과 연결시킨다거나 또는 활용되는 범위를 국내에서 해외로 넓히는 것에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한국에서는 해외에서 불고 있는 한류의 열풍처럼 뚜렷하게 트렌드를 보이며 열광하는 외국의 문화가 없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양한 테마를 활용한 상품들이 등장하고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도 꾸준히 좋아지고 있어 활용가치는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한때 미드 ‘섹스 앤 더 시티’를 테마로 한 뉴욕 관광상품이 여자들의 로망으로 떠올랐던 적이 있었다. ESTA 시행 전이었기 때문에 실제 수요는 많지 않았더라도 상품과 뉴욕에 대한 열망을 심어주기에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창간특집을 준비하며 말레이시아 여행사를 취재하다 이색적인 상품을 발견한 적이 있다. 태국에서 열리는 레이디가가의 콘서트 관람이 포함된 여행상품이었다. 말레이시아 관광객이 레이디가가의 공연을 보기위해 태국을 여행한다는 발상이 매우 산뜻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이처럼 상품을 구성하거나 마케팅 전략의 수립과정에서도 국내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탈피해 세계적인 관점에서 관찰할 수 있는 넓은 시각을 길러야할 시점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