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칼럼] 대중 크루즈 산업의 신대륙 ‘동북아’ 이재명
투어마케팅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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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장은 1991년 모두투어에 입사 후, 하나투어를 거쳐, 2004년 투어마케팅코리아(TMK) 대표로 부임했다. 현재 TMK는 로얄캐리비안크루즈와 알라모렌터카, 엔터프라이즈렌터카, 프린스리조트 하와이 등의 한국 GSA를 맡고 있다.
아직까지도 크루즈 하면 여러 대륙을 연결하는 ‘세계일주 크루즈'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운항 일정 자체가 많지 않고, 크루즈선의 규모도 400~900명이 탑승하는 3~5만톤 정도로 작은 편이다. 일정은 대개 동계 기간에는 약 3개월 정도로 매우 길다. ‘인생의 마지막 여행’이라는 낭만을 품고 떠나는 세계일주크루즈 여행은 전체 크루즈 시장의 1% 미만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비용도 그렇지만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까지 이어지는 세계일주크루즈를 즐길 수 있는 고객층은 두텁지 않은 탓이다.
전세계 크루즈 여행객은 2012년 연간 2,000만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되며, 평균 연령은 47세 미만으로 점차 낮아지고 있다. 여행기간은 4일~15일 미만의 일정이 주를 이루고, 평균 여행기간은 약 8일이다. 이같은 통계가 말해주듯이 크루즈는 이미 대중적인 상품으로 변화하고 있다. 크루즈 선의 규모는 7만~22만톤 규모로 대형화 됐으며, 크루즈선 운항 속도는 일반적으로 시속 34~37km(18~20knots)이다. 특정 모항을 중심으로 해당 권역의 인근 기항지를 왕복 운항하는 일정을 반복한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따라서 10일 미만의 일정, 크루즈 운항선의 속도를 감안하면 '구역별 크루즈(Regional Cruises)'가 보편화 됐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테면 세계일주크루즈보다는 우리에게 익숙한 카리브해, 알래스카, 지중해, 북유럽, 호주·뉴질랜드, 동남아라는 특정 권역별 크루즈가 활성화 됐다는 뜻이다.
또 하나의 조류는 기존 북미 지역에 집중됐던 수요가 그 외의 지역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로얄캐리비안크루즈를 이용하는 한해 여행객은 500만명 이상인데, 크루즈 고객 중 50%가 북미를 제외한 유럽, 아시아·태평양, 남미의 고객들이다. 북미 고객 위주의 카리브해 중심 일정이 1990년 후반, 지중해, 북유럽, 아시아, 남미, 호주·뉴질랜드의 지역별 크루즈가 대폭 확대되면서, 현지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크루즈를 경험한 게 그 요인이다. 현재는 이러한 변화가 동북아 지역까지 이어져 중국, 일본을 모항으로 하는 한·중·일 크루즈 일정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2013년 하계 기간에 동북아를 운항하는 선사들의 스케줄만 봐도 알 수 있다. 우선 로얄캐리비안크루즈가 3,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14만톤 규모의 크루즈선 2척을 중국 상하이, 티엔진을 모항으로 운항하며, 코스타크루즈도 각각 7만5,000톤, 8만5,000톤 규모의 크루즈선을 중국을 모항으로 운항한다. 프린세스크루즈는 최초로 도쿄·요코하마를 모항으로 7만7,000톤 규모의 크루즈 선을 운항한다. 스타크루즈도 중국 모항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가히 동북아 지역의 ‘크루즈 전성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반면 한국의 경우 크루즈 고객 공급자 시장으로서 시장 규모가 아직 미약다. 2,000명 이상 규모의 국제 크루즈선의 모항 프로그램을 수용할 크루즈 항만 시설 조차 준비되지 못한 상황이며, 단지 중국, 일본 출발 모항 프로그램의 기항지로서 크루즈 인바운드 시장의 성장세에만 만족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긍정적인 것은 중앙정부 및 각 항만공사가 국제 크루즈선 유치를 위해 항만시설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부산항에는 2014년 말까지, 인천항에는 2016년 말까지 대형 크루즈 선의 기항 및 모항 운영까지 가능한 크루즈 전용 부두 및 여객 터미널이 들어설 예정이다. 여기에 크루즈의 대중화, 국내 최초의 국적선사인 하모니크루즈의 운항개시, 열악한 터미널 시설 등의 조건에서도 매년 단독 크루즈 전세선을 운항하는 롯데관광 등의 노력은 한국의 크루즈 산업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들이 차곡차곡 쌓인다면 한국은 중국 상하이, 티엔진 및 일본 요코하마 모항을 능가하는 동북아 크루즈 허브로 도약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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