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매출 적자… ‘풍전등화’ 크루즈 시장

2014-12-01

한때 여행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던 크루즈 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다.

크루즈 상품은 업계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각되며 대형 여행사들이 시장에 손을 뻗었고, 수요 선점을 위한 각사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를 기점으로 시장은 붕괴, 4분기에 접어들어도 회복 조짐이 보이지 않아 관계자들의 한숨만 깊어가는 상황이다.

크루즈 시장은 세월호 사건 이후 재기에 성공하지 못한 채 위기에 빠져있다.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뒤 몇 개월간 크루즈 관련 홍보 및 프로모션은 전면 중단, 판매 역시 급감하며 업계는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이후 어느 정도 시장이 안정화된 하반기부터 각 사 별로 판매 재 점화를 위한 노력을 보이고 있으나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크루즈 시장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지중해 관련 상품은 출발일 별로 몇 캐빈 씩 판매가 이뤄지고 있으나 동남아를 비롯한 단거리 상품의 판매 상황은 심각, 팀 관계자들은 눈칫밥을 먹고 있는 상황이다.

A여행사 크루즈 팀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으나 크루즈 팀 실적이 올해만 2억 원 정도 적자를 기록했다는 말이 회사 내에 공공연히 들릴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지난 달 기준 지중해 상품은 그나마 캐빈을 조금 채웠지만 동남아는 한 좌석도 팔지 못했다”고 성토했다.

이어 “안 그래도 중국시장에 치여 블록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데, 이제는 선사에 블록을 요구하기조차 민망한 상황이다. 자사뿐 아니라 타사 크루즈 팀들 역시 대다수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여행사 불문하고 움츠러든 수요에 어려움이 이어지다보니 관련 부서 자체의 존폐에 위기를 느끼는 직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에 실제로 타 분야로 이직을 하거나, 이직을 고려하는 이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패키지 여행사 크루즈 팀에서 근무하다 이직한 직원은, “여행업계에 발을 들인 뒤 줄곧 크루즈 업무만 맡은 만큼 자부심도 있었고 일도 재밌게 배웠다. 계속 크루즈 관련 업무를 이어가고 싶었으나 전체적인 시장 상황이 악화돼 이직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난해만 해도 조금씩 수요가 일며 관계자들 모두 발로 뛰며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했지만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세월호 사고 이후 시장은 거의 초토화됐으며 하반기에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처럼 크루즈 상품 판매 직원들마저 시장 회복에 대한 낮은 기대 심리와 더불어 판매 의욕 역시 감퇴함에 따라 시장 자체 파이를 키우려는 움직임 역시 눈에 띄게 축소됐다.

한 때 전체적인 크루즈 시장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연합 크루즈 상품’에 대한 움직임이 일었으나, 현재는 먼저 나서는 이 없어 우울한 상황이다.

여행사 크루즈 팀 관계자는 “크루즈 상품의 경우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여행사라 할지라도 단독으로 특정 출발 날짜의 캐빈 20~30석 정도를 채우기 어렵기 때문에 연합 상품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하지만 현재는 전체 시장 자체의 상황이 악화되다보니 크루즈 상품 자체에 손을 떼는 여행사가 점차 늘고 있어서 연합 상품조차 구성이 어려운 실정이다. 어떻게 시장을 활성화해야하는 지 돌파구가 없는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