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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의 바람, 세잔의 길-지중해가 품은 예술의 도시, 엑상프로방스로의 여정"
여행기

"마르세유의 바람, 세잔의 길-지중해가 품은 예술의 도시, 엑상프로방스로의 여정"

2026.07.24· 정영훈 (주)크루즈나라 부사장

2,600년 역사의 항구와 ‘물의 도시’ 엑상프로방스, 그리고 세잔과 졸라의 미완의 우정을 따라 걷는 하루

마르세유 항에서 엑상프로방스로 가는 길 [ 뉴스인 ] 정영훈 여행전문 칼럼니스트 = 화창한 가을 햇빛으로 가득차 있는 프랑스의 마르세유 항에 도착했다. 마르세유 크루즈 항구는 다른 여타 크루즈 항구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항구의 소유권이 국가 또는 마르세유 시 당국의 소유가 아니라 민간기업의 사유지라는 특징이다. 그래서 다른 크루즈 항구에 비해 접근성이 많이 떨어진다. 외부차량의 항구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는 관계로 프라이빗 투어를 위한 버스 탑승을 위해서는 항구외곽까지 상당한 거리를 도보로 이동하여야 한다. 그래서 오늘도 변함없이 마르세유 항구를 가로지르며 지중해의 바람을 쇠어본다. 마르세유 항구의 바람은 항상 생각보다 강하게 분다. 그래서 맞바람을 안고 걷기를 힘들어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지중해 특유의 따스한 햇살이 바람을 순화시켜주는 역활을 하기에 그리 부담스럽지는 않다. 마르세유에서 먼저 향한 곳은 엑상 프로방스이다. 버스로 이동중에 차창밖으로 "마르세유"라는 커다른 간판이 보인다. 미국 LA 의 "헐리웃드"라는 간판과 비슷하다. 과거 넷플리스에서 마르세유라는 드라마를 찍으면서 만들어 놓은 것인데,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어 나름 명물이 되었다고 한다.

엑상프로방스의 분수들

엑상프로방스의 분수들

엑상프로방스의 분수들

엑상프로방스의 분수들

엑상프로방스의 분수들

엑상프로방스의 분수들 엑상프로방스는 지중해 연안의 아름다운 프로방스 지방 중의 한 곳으로 "물의 도시, 분수의 도시, 폴 세잔의 도시"로 유명한 곳이다. 엑상 프로방스는 "물의 도시" 답게 크고 작은 100여개의 분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엑상 프로방스를 걸으면 5분에 한 번 꼴로 분수를 마주친다고 한다. 계절적 특성 때문인 지는 모르겠으나 골목길에 있는 이름없는 작은 분수들은 물이 나오고 읺고 떨어진 낙엽들이 쌓여있는 스산한 모습들이다. 그러나 미라보 거리에 있는 분수와 엑상 프로방스 중심 로터리에 있는 대표적인 분수인 로통드 분수는 힘차게 물을 뿜어내고 있다. 미라보 거리에는 다양한 모양의 분수가 설치되어 있다. 그 가운데 이끼로 뒤덮여 있는 분수가 눈에 들어 온다. 이미 갈색으로 변한 미라보 거리의 나무잎과 대조적으로 청춘을 대변하는 듯 조용히 순백의 물을 흘러 내리며 녹색의 자태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라보 거리

미라보 거리 미라보 거리는 루이14세 시절의 재상이었던 마자랭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현재 엑상 프로방스의 가장 번화한 중심거리이며 엑상 프로방스 사람들의 생활상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이다. 매주 토요일 마다 다양한 주제의 지역시장이 열리고 있다. 각자 자기집에서 만든 비누, 꿀, 향수 등 뿐만 아니라 본인들의 손때가 묻은 중고물품 등 다양한 물품의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진다. 더불어 미라보 거리를 걷다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위쪽에서 아래쪽 로통드 분수 방향으로 걷다보면, 카페와 음식점들은 모두 왼쪽 방향에 있고, 일반 상점들은 오른쪽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유를 알아보니 꽤 단순한 사실이었다. 낮 시간동안 햇빛에 의해 왼쪽편은 양지가 오른편은 음지가 만들어져, 이 곳 사람들이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따스한 햇빛을 느끼기 위해서 해가 잘드는 왼쪽에만 카페와 레스토랑을 만든거라고 한다.

폴세잔 골목길 표시 과거 폴 세잔과 그의 절친 에밀졸라가 자주 찾던 카페도 이 미라보 거리에 있다. 바쁘게 움직이던 발걸음을 멈추고 나도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음미하며, 폴 세잔과 에밀졸라의 스토리를 들어본다. 부자집 아들인 폴세잔과 가난한 집 아들인 에밀 졸라는 어려서부터 절친이었다고 한다. 폴세잔은 젊은 시절에는 화가와는 거리가 먼 법학을 전공한 법학도였다고 한다. 부자였던 아버지가 법률가가 되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부자집 아들이었던 폴세잔과는 반대로 에밀졸라는 늘 생활고에 시달리는 고학생이었다고 한다. 부자집 아들인 폴세잔은 가난한 친구인 에밀졸라의 경제적 후원을 비롯하여 친구의 성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고 한다. 시간이 흘러 에밀졸라는 생각보다 일찍 작가로서 성공하게 된 반면, 법학도에서 본인이 하고 싶었던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전향한 폴 세잔은 무명의 화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역전된 상황에서 폴 세잔의 그림을 가장 친한 친구인 에밀졸라가 악평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세잔은 배신감에 격분을 하였다고 한다. 에밀졸라의 악평을 계기로 크게 각성한 폴세잔도 마침네 화가로서 성공하였다. 에밀졸라는 이후 여러차례 화해를 시도하였으나 폴 세잔이 모두 거부하였고, 에밀졸라가 죽을때까지 화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에밀졸라의 사망 이후 뒤늦게 과거의 진실을 알게된 폴세잔이 에밀졸라의 무덤을 찾아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였다고 한다.

세잔의 아틀리에 이런 이야기를 듣고 근처에 있는 폴세잔의 아틀리에를 찾았다. 폴세잔이 죽을 때까지 작업하였던 작업공간으로 2층구조의 아담한 집이다. 1층에는 기념품 가게가 2층에는 세잔이 실제로 사용했던 그림도구와 그림을 그렸던 사물 그리고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 아틀리에의 앞 마당에는 덩그러이 빈 테이블이 놓여있어 웨니모를 쓸쓸함을 느끼게 하였다.

세잔의 아틀리에 엑상 프로방스에는 세잔의 체취가 곳곳에 남아있다. 그 중의 하나가 세잔의 거리라고 이름이 붙은 골목길이다. 고색창연한 골 목길에서 발걸음을 옮기는 길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면 세잔이라는 이름이 세겨진 동판이 길을 따라 일정간격으로 박혀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엑상 프로방스가 왜 폴 세잔의 도시인지 가장 느낄 수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생 소뵈르 성당(세잔의 장례식 장소)

엑사 프로방스 시청(세잔의 결혼식 장소)

엑상프로방스 광장 세잔의 골목길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장소는 아마 생 소뵈르 성당일 것이다. 엑상 프로방스에서 가장 역사가 길고 가장 큰 성당이기 때문이다. 성당은 상당히 오랜시간에 걸쳐 여러번 증측된 관계로 고딕, 로마네스크, 네오 로마네스크 등 다양한 건축양식을 볼 수 있다. 또한 생 소뵈르 성당은 폴 세잔의 장례식이 치뤄진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생 소뵈르 성당에서 조금만 더 골목길을 내려오면 엑상 프로방스 시청사 건물을 만날 수 있다.역시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고색창연한 건물로 이 곳은 폴 세잔의 결혼식이 열렸던 곳이기도 하다. 시청사 앞 광장 주변에는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카페들이 많다.

마르세유의 롱샹 궁전

마르세유의 롱샹 궁전 엑상 프로방스를 둘러 본 다음 오후에는 마르세유 구항구쪽으로 이동하였다. 마르세유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롱샹궁전이다. "물의 궁전"이라는 별명처럼 아주 아름다운 곳이다. 마르세유의 만성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근 뒤랑드강에서 이 곳 마르세유까지 수로를 연결한 기념으로 만든 곳으로 녹색의 잔디와 하얀 대리석의 분수 그리고 파란 하늘과 구름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찾는 사람들 모두가 경치에 감탄하는 곳이다.

마르세유 구항구 전경

노트르담 라가드 성당 이어서 마르세유 구항구쪽으로 이동하면 마르세유의 랜드마크인 노트르담 라가드 성당이 보인다. 마르세유의 가장 높은 언덕 위에 위치하여 마르세유 항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명소이다. 그런데 몇년전부터 교통문제로 대형버스의 출입을 통제하고, 꼬마기차를 통해서만 갈 수 있도록 하여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버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구항구의 끝쪽에 위치한 생장요새를 통해 구항구의 경치를 바라보았다. 마르세유 구항구는 요트의 천국이다. 크고 작은 수많은 요트틀이 항구를 가득 채우고 있다. 더불어 구항구 앞바다에는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배경이었던 이프섬이 있다. 보트를 타고 20여분 이동하면 이프섬에서 그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마르세유 생 마조리 성당

마르세유 생 마조리 성당

마르세유 생 마조리 성당 생장 요새 전망대에서 구항구를 바라본 다음 뮤셈(Musem)이라는 지중해 박물관을 지나, 마르세유의 또하나의 랜드마크인 생 마조르 성당에 왔다. 바닷가에 위치한 생 마조르 성당은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다. 특이하게 성당 내부에서는 유리공예 작품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성당이 워낙 크기도 하였지만 성당안에서 전시회를 하는 것이 다소 생소해 보였다. 마르세유는 역사가 오래된 도시가 많은 유럽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약 2,600년)를 가진 도시로 알려져 있다. 또한 1789년 프랑스 혁명이 처음으로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프랑스의 국가의 제목도 "라 마르세유"라고 되어 있다. 더불어 마르세유는 과거 알제리계 프랑스의 축구스타 지네딘 지단의 고향으로 아랍 계통의 이민자가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다문화 도시이기도 하다. 마르세유와 주변지역에 머문 시간은 길지 않았지만, 이 곳 출신의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보낸 오늘 하루는 나름 의미가 있었다. 그들의 체취를 조금이나마 느껴보며 이곳 마르세유를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