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국제 크루즈 관광지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제주항에 크루즈 선박을 정박할 수 있는 공간인 선석(船席) 확보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제주도는 29일 이탈리아 선적의 코스타 빅토리아호(7만5000t)가 관광객 2084명을 태우고 제주항에 입항한 것을 마지막으로 올해 국제 크루즈선 운항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지난 3월 1일 네덜란드 선적 자안담호(6만800t)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제주에 온 국제 크루즈선은 모두 15척으로 총 운항 횟수는 80차례다. 지난해 운항 횟수는 69차례다.

이 크루즈선들을 이용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4만4000여명으로 지난해 6만4995명에 비교해 2.2배 증가했다. 이처럼 관광객이 급증한 것은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인 미국 선적의 보이저호(13만7000t), 코스타 빅토리아호 등 7만t급 이상 대형 크루즈선 2척이 올해 처음으로 취항했기 때문. 지난해까지 제주에 온 크루즈선 가운데 가장 대형은 6만9000t급의 바하마 선적 레전드호였다.

보이저호는 17차례, 빅토리아호는 30차례 운항해 각각 5만4300여명, 5만6000명의 관광객을 실어 나르며 크루즈 관광을 이끌었다.

보이저호는 길이 311m, 14층 높이로 전 세계에서 열번째로 큰 초대형 크루즈선이다. 최대 3840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으며, 승무원은 1181명이다. 워터슬라이드를 갖춘 수영장과 3층짜리 대극장, 카지노, 암벽등반 시설, 미니 골프장, 복층 나이트클럽 등은 물론 아이스 스케이팅 링크, 인라인 스케이팅장, 백화점 못지않은 공간을 자랑하는 쇼핑거리 등을 갖추고 있다.

내년에는 크루즈선 입항 횟수가 올해보다 2배나 늘고, 선박도 대형화해 관광객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주항 기항을 예약한 국제 크루즈선은 올해 제주에 온 보이저호와 코스타 빅토리아호를 비롯해 바하마 선적의 마리너호(13만8279t), 몰타 선적의 설레브러티 밀레니엄호(9만238t), 버뮤다 선적의 선 프린세스호(7만7499t) 등 11척, 165차례다.

마리너호는 보이저호보다 1000t이 더 큰 초대형 선박이다. 길이 311m, 너비 39m에 여객 정원 3114명과 승무원 수 1185명이 탈 수 있다. 이 선박은 유럽을 운항하다 중국인 관광객 등을 겨냥해 내년부터 중국~일본~제주 항로에 취항할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는 내년에는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 35만명 이상이 제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17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이처럼 내년에 기항 횟수가 늘어나고, 제주~상하이 노선 정기 국제 여객선 운항 계획도 잡혀 있어, 제주외항의 크루즈입항 수용능력이 '꽉' 찰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도는 내년도 국제 크루즈와 여객선 등이 정박하는 일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