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 한국 국적 크루즈 ‘답답’

2013-02-01

한국 국적 크루즈의 2013년 출발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하모니크루즈는 운항 1년 만에 운휴 체제로 접어든 데 이어 중국여행사와 합작한 CL크루즈는 2월부터 제주-상하이 간 운항을 예고했지만 진전된 소식이 없는 상태다.

CL크루즈는 국내 회사인 로터스마인(주)과 중국의 거대 여행사 CITS가 합작한 법인으로 영국에서 4만톤급 크루즈를 들여와 오는 2월부터 제주-상하이 구간을 운항할 예정이었으나 현재까지 진전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청 해양개발과 관계자는 “이미 올해 들어올 크루즈 선사들은 선석 요청을 해둔 상태지만 로터스마인으로부터는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에 확인 결과, 로터스마인은 선박 계약을 위한 중도급 지급 절차가 진행 중에 있으며, 운항이 가능할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로터스마인은 에너지, 원자력 전문 업체로 크루즈 운항 경험이 부족한 만큼 여행업계는 더욱 반신반의하고 있다.

사실 여행업계에서는 올해 로얄캐리비안과 코스타를 비롯해 스타, 프린세스까지 다양한 해외 선사들이 한국에 입항할 예정이지만 한국에서 탑승할 수 있는 모항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는 어려워 한국 국적 크루즈 선사가 운항하길 더욱 고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CL크루즈가 운항을 시작한다 해도, 제주와 상하이를 왕복하는 일정이라면 한국에서 모항 프로그램을 판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해 하모니크루즈로 3,000명 이상을 송객했다. 올해 하모니크루즈가 운항을 하지 않는다면 판매 가능한 한 동북아 크루즈 상품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도 “하모니가 아니라면 지중해, 알래스카 등 장거리 크루즈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업계에서는 한국 모항 프로그램을 운영할 선사로 하모니크루즈를 주목하고 있지만 하모니는 지속되는 영업 부진에 따라 운휴를 선언하고 재정비 작업에 돌입했다. 하모니크루즈는 1월28일경 새로운 운항 스케줄을 발표한다는 계획이지만 24일 확인한 결과 아직까지 확정된 내용은 없었다. 결국 하모니크루즈가 어떤 모습으로 복귀할지가 올해 한국 모항 동북아 크루즈 시장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