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해외 유명 크루즈 선사들이 인천항 입항을 취소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당한 인천항만공사가 오는 2014년까지 10만t 이상의 크루즈를 입항시킬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오는 2014년에 인천에서 아시안게임이 펼쳐지기 때문에 하루 빨리 인천항 부대시설 인프라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이미 인천항에 크루즈부대 시설 건설에 대한 하부공사가 착수됐으며, 기본적인 설계와 행정 문제 또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4900억원이 투입될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 건설 사업은 1차와 2차로 나뉘어 건설된다. 오는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에 맞춰 대형 크루즈 선박이 인천항에 무리 없이 들어 올 수 있을 정도로 부분 완공하고, 이 후 전체적인 착공은 오는 2016년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 사업의 모델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개최된 스페인 당국으로, 당시 관광산업이 활발하지 않았던 스페인은 바르셀로나 올림픽 당시 15척의 크루즈선을 해상호텔로 활용하며 전 세계 크루즈 업체 및 여행사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이 후 현재까지 연간 13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며 유럽의 크루즈 문화를 선도하는 크루즈 중심항으로 발전 했다.

인천항만 관계자는 바르셀로나 올림픽을 빗대어 말하며 “이번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 건설 계획 역시 앞으로 크루즈 산업을 확대하고 아웃바운드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네덜란드 국적의 초호화 크루즈 ‘암스테르담호’가 인천항에 처음 입항하는 등 인천항으로 들어오는 외국 선사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극히 제한적인 움직임으로 10만t 이상의 외국 선사는 최대 7만t까지 수용할 수 있는 인천항에 입항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에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 건설 사업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된 상황이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인천항은 인천국제공항과 서울과 근접해 지리적 여건이 좋다.

인천항에 크루즈 인프라가 확장되면 아웃바운드 뿐 아니라 중국이나 일본 등 인바운드 관광객들도 무리 없이 인천항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롯데관광 크루즈 팀 관계자는 “인천항 크루즈터미널 건설 사업은 계속 요구돼왔던 산업이며 올 7월에 비로서 사업 계획이 구체화된 것으로 안다”며 “외국 크루즈 선사들이 계속해서 한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시점에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이 확충되면 지금보다 크루즈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번 사업발표에 맞춰 롯데관광은 이탈리아 코스타크루즈사와 내년 부산항과 여수항에 입항하기로 한 7만5t급의 코스타빅토리아호를 인천항에 들여올지에 대한 의견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또 다른 여행업계 관계자는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 건설 사업은 사실 예전부터 진행됐어야 했던 문제”라며 “내년 대형 외국 선사들이 인천항을 기항하지 않는다고 발표할 정도로 이미 인천항 크루즈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이미지가 고착된 상황이다.

2014년 인천항 크루즈 터미널이 완공됐다고 해서 눈에 띄게 크루즈 수요가 증가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효자 기자> kim@gtn.co.kr